(스포주의)
한 남자 고등학생이 있다.
어렸을 때의 하늘 풍경을 그리워한다.
그래서 하늘 냄새를 몰고 오는 비를 좋아한다.
비가 오는 날이면 학교로 가던 중에도 발길을 돌려 호수가 있는 근처의 정원으로 간다.
어느 비가 오던 날, 여느 때와 같이 소년은 정원으로 향한다.
그곳엔 어울리지 않게도 초콜릿을 안주삼아 맥주를 마시는 여인이 있다.
남자는 여자에게 서로 만난적이 있냐고 묻고
여자는 그 남자의 교복을 보고,
여자는 말한다.
'천둥 소리'
'희미하게 울리네'
'구름이 껴서'
'비라도 와준다면'
'당신은 여기에 있어줄까?'
라고 수수께기 같은 말을 남기고 떠난다.
그 후로 비가 오는 날마다, 그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그곳에서 마주쳤다.
그리고 수많은 대화를 나눈다.
알고보니
그 남자는 구두장이가 꿈인 학생이었고
그 여자는 그 남자가 다니는 학교의 고전문학 선생이었지만
학교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퇴직 심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가 학교를 떠나는 날, 남자는 그 사실을 알게 되고,
처음으로 맑은 하늘 아래 그 오두막에서 그녀를 만난다
남자는 말한다.
'천둥소리'
'희미하게 울리고'
'비가 오지 않아도'
'난 여기 있겠어요'
'당신이 붙잡는다면'
전에 여자가 남긴 시의 답시였다.
구두장이가 꿈인 남고생과
이 남자가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퇴직하게 되는 여선생님이 있다.
둘의 상황과 지위는 서로 다르지만
남자는 꿈을 향해 나아가고, 여자는 아픔을 딛고 나아가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위로받으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언어의 정원'은 빛의 연금술사라는 별칭을 가진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으로서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다.
어떤 작품이 명작으로 평가받으려면, 모든 부분(평가기준)을 일정 수준 이상 넘겨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신카이 마코토의 모든 작품들, 심지어 대 흥행을 이룬
'너의 이름은' 조차 아직 명작이란 명작으로 평가받기에는 모자란다고 본다.
하지만 그에게는 하나의 특출 난 능력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별칭에서 알 수 있듯 작화다.
전체적으로 보면 뛰어나지 않은 작품조차도 단, 하나의 뛰어난 부분이
작품 전체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감독이다.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작화는 뛰어나나 시나리오가 추상적인 경우가 많아서,
영화를 보고 나서 '이게 무슨 내용이지' 생각하게 하는 작품들이 많은데 비해
'언어의 정원'은 시나리오도 그렇게까지 추상적이지 않고 대중적이었다고 보는 작품이다.
아직도 발전 중이고 '너의 이름은'으로 흥행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을 응원한다.
* 영화 <언어의 정원>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 본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영화 <언어의 정원>에 있으며 출처는 네이버 영화입니다.
'영화 소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가 출연한 영화 Her (0) | 2020.06.03 |
---|---|
조정석, 윤아의 영화 '엑시트(EXIT)' (0) | 2020.05.29 |
레이첼 맥아담스 출연한 영화 '어바웃타임' (0) | 2020.04.16 |
영화 '그린 북'을 보고 (0) | 2020.04.13 |
내가 원하는 이상형 바로 눈 앞에 영화 '루비 스팍스' (0) | 2020.04.07 |